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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베티스 ::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결승전 시청 후기

w00st4 2025. 5. 30. 17:58
현지시간 2025년 5월 28일
2024-25시즌 UEFA 컨퍼런스 리그 결승전  시청 후기

 

El Glorioso💚

한발 늦었지만, 결승전 시청 후기를 남겨두고 싶었다.

레알 베티스와 첼시FC의 경기로 진행되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레알 베티스는 1-4로 준우승하게 되었다.

 

경기 후에 울면서 내가 한 말은 "베티코인 것이 자랑스럽다."

 

축구를 보게 된 이후로 가장 많이 울었다.

 사랑한 것들은 언젠간 날 울게 만든다.

많은 직관을 다닌 것도 아니고 비록 한국에서만 직관을 다녔지만,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었다.

 

¡𝑉𝑖𝑣𝑎 𝑒𝑙 𝐵𝑒𝑡𝑖𝑠 𝑚𝑎𝑛𝑞𝑢𝑒 𝑝𝑖𝑒𝑟𝑑𝑎!


내가 베티코가 된 이후로 가장 큰 경기였다.

(애초에 베티스가 유럽대항전 결승에 간 것이 처음이기에 당연하다.)

 

새벽 4시, 잠을 깨고 경건하게 초록색으로 도배를 하고 경기를 볼 준비를 하였다. 심지어 부정탈까봐 파랑색은 치웠다.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를 깨워 랜선으로나마 함께 시청에 들어갔다.

 

전반전, 선수들은 체력이 걱정되도록 강한 압박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공격적인 경기흐름으로 비록 성공률은 좋지 못했지만 공격기회를 놓치지 않는 모습이 좋았다.

 

특히 압데 에잘줄리는 크게 눈에 띄었다. 정말 강한 결의가 보이는 선수였다. 

이 선수가 카메라에 잡히자 '이번 경기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비록 그가 20분에 놓친 오픈찬스는 매우 아쉬웠지만...)

팀의 주축인 이스코를 중심으로 이스코가 진행하는 패스는 그의 축구지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포르날스는 기세에 밀리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바르트라 또한 준수한 수비능력에 12분 53초에 시도한 엄청난 중거리 슛은 예리했고 상대를 긴장하도록 만들었다.

흐름을 베티스가 가지고 가도록 하는 중요한 순간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순간포착에도 정말 잘생겼다.)

전반전만 놓고 보자면, 확실하게 흐름은 베티스에게 있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약 15분동안은 아직 흐름이 베티스에게 있었다.

원래 페예그리니 감독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전술을 선호하지 않으니 점유율과 관계없이 좋은 흐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후반전으로 오면서 바캄부의 문제점이 두각되었다. (스트라이커는 새로 영입했으면 좋겠다..)

에잘줄리의 부상으로 스피드 조절이 어려워 흐름을 뺏기게 되었고, 흐름을 놓치자 많은 실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발리의 아쉬운 수비로 인한 실점이라던지..

페예그리니 감독의 교체타이밍은 아쉬웠지만, 베티스의 첫 유럽대항전 결승전인만큼 이정도면 참 좋은 시즌이었다.

 

별도로 아드리안은 불안한 모습을 자주 보였지만, 아드리안을 기용한 이상 어쩔수 없는 문제였다고 본다. 서드키퍼 전문 키퍼를 기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안정적인 골키퍼가 아닌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니까. 사실 4골이나 허용한 골키퍼가 가장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85분 쯤 안토니와 첼시 선수와의 마찰에서 안토니가 강하게 어필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비록 경기에서 존재감은 없었지만)

누군가는 분명 욕하겠지만, 나는 졌다고 혹은 지고있다고 기죽어 있는 팀을 원하지 않는다. 무리뉴의 말처럼 Good Guy는 피치 위에서 필요없다. 나는 경기장 위에서만큼은 Bad Guy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피치 위에서는 팀을 위한 개새끼가 필요하다.

 

내가 베티스에 막 입문했던 시절 베티스는 카드수집팀이었다.

세상살이 어느 곳에서도 기 죽지 않는다면 다음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나는 그런 베티스를 정말 좋아했다.

 

경기가 끝나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진 것이 슬퍼서가 아니라 베티코인 것이 자랑스러우면서, 그들의 다음시즌이 기대되었다.

이 팀의 응원구호인 '지더라도 베티스 만세'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구호였다.

 

 ¡𝑉𝑖𝑣𝑎 𝑒𝑙 𝐵𝑒𝑡𝑖𝑠 𝑚𝑎𝑛𝑞𝑢𝑒 𝑝𝑖𝑒𝑟𝑑𝑎! 

경기 후에 벅차올라 인스타 스토리를 위와같이 올렸더니, 베티스가 이길거라 생각했냐는 물음이 전해왔다.

질문이 너무 싸가지없어서 황당했다. 질문의 저의가 무엇인지?

한국에서 주류 팀 아니면 응원도 못하나요?

 

축구보는 여성으로서 흔히 '오프사이드'는 뭔지는 아냐는 조롱이라던가.

축알못이면서 그래봤자 진짜 '레알'은 마드리드라던가 등의 조롱에는 진절머리가 난다.


하지만 이번시즌 베티스에게는 좋은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중간중간 이해되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고는 했지만,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팀이다.

노란 잠수함의 전설을 쓴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님 화이팅~!

 

🏆 UEFA Conference League Player of the Season: Isco! 🟢⚪️

컨퍼런스리그 올해의 선수로 이스코가 선정되기까지 했으니 정말 좋은 시즌이었다!!

 

다음시즌이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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